김필립/Soya - Basic Story

2008 7 to 7 에서 최강 마라톤너와 함께

김 필립 2008. 8. 25. 08:41

 

 최강 울트라마라토너 허숙회님과 한컷

 

 

 

 울트라여왕 김순임님과 한컷

 

최강 울트라마라토너 허숙회

24시간주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국가대표…허숙회

“욕심없이 달리면 결승점이 보여요”

그녀는 쉼 없이 달린다. 100km를 넘어 제주 200km를 달린 다음 여성 최초로 311km 한반도 횡단을 했고, 지난 5월에는 24시간 동안 400m 트랙을 553바퀴 돌아 221.3km를 달렸다. 산과 들을 벗 삼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은 그렇다 쳐도, 트랙만 빙빙 도는 24시간주는 듣기만 해도 지루함이 몰려오는데 그 힘든 길을 또 한 번 뛰기 위해 오는 7월에는 오스트리아까지 간다. 이렇게 쉬지 않고 달리는 그녀는 24시간주 세계대회(IAU 24hrs Worldcup)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는 허숙회(47)씨.
24시간주 대회에서 숱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여자 1위는 물론 남자를 포함한 전체 2위를 수상하며 여자 한국 최고기록을 경신한 허숙회씨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너무 쉽게 대답한다. 그건 바로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함이었다. 24시간을 4시간 단위로 끊어서 갈아입을 옷과 신발을 여섯 벌 세트로 준비하고, 중간에 먹을 간식과 응원단, 심지어는 스펀지 하나까지 전부 챙겼으니 주로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욕심 없이 달리는 것이 꾸준히 달릴 수 있는 비결.

2000년 1월, 목 디스크 때문에 헬스클럽에서 걷기부터 시작했을 때도 달리기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다만 달리기를 시작한 뒤 목의 통증을 잊고 편히 잘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달리다 보니 어느새 10km를 뛰고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러다가 대입 시험을 앞둔 딸을 위해 백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2002년 11월 100km 울트라에 도전해 10시간5분의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서바이벌 울트라도 직장 생활을 하느라 못 했던 여행의 한을 풀기 위해 시작했다. 거리나 기록, 우승에 대한 욕심 때문에 달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그녀는 ‘달리다 보면 언젠가 닿겠지’ 하는 마음으로 주로에 선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달린 최고기록이 풀코스는 3시간15분44초, 100km 울트라마라톤은 9시간14분. 도대체 마라톤의 즐거움이 뭐기에 그렇게 쉬지 않고 달리는 걸까?

“운동하고 나서 남편이랑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거든요. 남편도 같이 마라톤을 하니까 정말 살맛 나요.” 그녀의 욕심 없는 도전이 국제대회에서도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허숙회 훈련 스케줄
수영 1시간(편하게)
보강운동(스쿼트, 점프 등)
지속주(서브3 페이스로 5km)
조깅 60분(5분에 1km 페이스)
언덕 훈련(지양산) 또는 인터벌 훈련(400m×10회)
휴식
LSD(지양산, 원미산 일대) 20km 이상 

    허숙회선수 주법

 

 

허숙회...2006 사쿠라미치 국제 네이쳐런 250km 우승

 

지난달 22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06 사쿠라미치 네이쳐런 250km 대회에서 허숙회 선수가 여자 부문 1위, 전체 12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허숙회 선수는 29시간 15분의 기록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으며 한국 울트라마라톤의 위상을 드높였다.


현대자동차의 전성하 선수는 27시간 19분의 호기록으로 전체 4위에 올랐고, 윤장웅 감사는 전체 36위(33시간 47분), 김회 선수는 41위(34시간 20분)를 기록했다. 김현우 부회장과 이윤희 선수는 중도에 레이스를 포기했다.


사쿠라미치 국제 네이쳐런 250km는 나가타나(長良川) 강물을 따라 달리다가 강줄기의 근원인 히루가노봉 정점을 기준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지는 코스로 대회 제한시간은 36시간이다. 대회 1위는 25시간 51분의 기록으로 일본의 松下 선수가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KUMF의 김현우 부회장, 홍석일 이사가 참가해 완주했고, 올해는 전성하 선수(현대자동차), 김회 선수, 윤장웅 감사, 이윤희 선수, 김현우 부회장 등 6명이 참가해 4명이 완주했다. 이번 대회엔 총 82명의 선수가 참가했고(남 63명, 여 19명 ; 일본인 65명, 외국인 17명 중 한국인 6명) 53명이 완주했다.

 

 

울트라여왕 김순임

 

흑단처럼 윤이 나는 긴 생머리를 날리며 나타난 김순임 씨는 20대 중반의 아들 두 명을 둔 50대 아줌마라기에는 너무 싱싱했다. "남들이 '뒷모습은 처녀인데, 앞에서 보면 할머니'라고 그러데예"라며 배시시 웃는다. 162cm, 53kg. 군살 없이 쭉 뻗은 다리와 달리기로 다져진 근육질의 체격은 20대 아가씨도 갖추기 힘든 몸매였다.
  
  조금은 야릇하고, 조금은 신나고, 조금은 들뜬 듯한 휴대전화 컬러링. 얼마 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한라산 148km 트레일런의 결승점을 밟은 '울트라 여왕' 김순임(53) 씨와 통화를 시도하면서 듣게 된 휴대전화 연결음이다. 막강 체력을 자랑하는 여성 울트라마라토너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수화기를 통해 전해오는 목소리는 애교 섞인 경상도 사투리. 경남 통영 출신임을 알고 전화했지만 다소 거친 바닷가의 사투리와는 차이가 있었다.
  
  미소가 고운 소녀 같은 여인
  
▲ '울트라 여왕'답게 평소 훈련할 때도 베낭을 자주 메고 달린다.ⓒFocusmarathon

  각종 울트라대회에서 입상을 휩쓴 그녀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열린 2007 한라산 148km 트레일런에서 24시간03초로 여성 1위를 차지했다. 해안을 따라 제주도를 일주하는 200km 코스와,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달리는 100km 코스와는 달리 148km 부문은 한라산의 종주 코스로서 그때까지 여자가 한 번도 완주한 적이 없는 난코스이다. 총 20명이 완주한 이 대회에서 그녀는 여성 1위인 동시에 남녀 통틀어 3위를 차지하여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작년에 한반도 횡단 308km를 완주한 후 '한라산 트레일런은 아직까지 여자가 도전해본 적이 없다. 한번 시도해보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어요. 이번 대회는 출발 직후부터 한라산에 강풍과 비가 몰아쳤고, 짙은 안개가 가득했으며, 산 곳곳에 남아있는 잔설들로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살아 돌아온 것만도 감사한 일이에요."
  
  이번 한라산 종주는 올해 그녀가 세운 세 가지 목표 중 첫 번째였다. 두 번째 목표는 4월 말에 열리는 성지순례 222km 울트라마라톤이고, 마지막 목표는 7월로 예정된 한반도 종단 637km이다.
  
  지금까지 울트라마라톤을 30여회 완주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 달에 한두 개의 울트라대회에 나가는데, 세어본 적이 없어서 정확한 횟수를 모른다. 일단 참가한 대회에서는 모두 입상한 것으로 기억한다. 울트라대회가 없을 때는 5km, 10km, 하프코스, 풀코스 등의 대회에 골고루 참가한다. 참고로 그녀의 3∼4월 대회 참가일정을 보면 "악" 소리가 날 정도다.
  
  지난 3월 4일 서울마라톤 풀코스 참가(3시간45분56초-최악의 풀코스 기록이었지만 연대별 1위 차지), 3월 10일 무지원 100km 울트라(11시간42분, 여자 1위), 3월 18일 동아 마라톤(3시간35분11초), 3월 25일 불암·수락 산악마라톤 18km(2시간15분, 여자 3위), 3월 31일 148km 한라산 종주(24시간03초, 여자 1위). 3월 대회에 참가해 달린 거리만 332.39km이다.
  
  4월을 살펴보면, 4월 8일 서산 마라톤 10km(45분33초, 장년부 7위), 4월 15일 제2회 아산 산악마라톤 15km(1시간53분, 여자 5위-산악 마라톤에서 최악의 등수란다)에 이어 4월 22일 칠갑산 산악마라톤 15km, 4월 27∼29일 성지순례 222km가 예정돼 있다. 아무리 울트라의 여왕이라지만 이 정도면 거의 초인적이다. 그렇게 많은 거리를 뛰면서도 지금까지 부상을 입은 적이 거의 없다.
  
  "몸에 무리가 안 가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몸이 만들어지면 부상을 잘 안 당해요. 짧은 거리를 달리는 주자들은 속도가 워낙 빠르고, 인터벌 훈련도 자주 하니까 부상을 입죠. 나이가 들수록 울트라가 좋아요. 인간적인 면들이 많거든요. 짧은 거리의 대회에 나가면 기록 경쟁을 하느라 주자들끼리 대화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울트라는 처음 만나도 함께 얘기를 나누고, 보조가 맞으면 함께 뛰는 동안 동지가 되고, 뛰다가 자연스럽게 헤어지기도 하죠. 별다른 인사 없이 헤어져도 다음 대회에서 만나면 그렇게 반갑고 친숙할 수가 없어요. 끈끈한 동지애 같은 것이 생기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녀가 말하는 짧은 거리에는 풀코스도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동아 마라톤 완주 이후 3주 만에 참가한 물사랑 마라톤 풀코스에서 허우적대다가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아 애먹고 있는 필자에게는 참 기죽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20분
  
  2000년에 마라톤을 시작했으며, 울트라는 2년 전 시작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2002년에 세운 3시간20분, 10km 최고기록은 39분이다. 지금이야 여성 주자들의 기록이 워낙 빨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대회에 참가하면 상위 입상을 휩쓸었다. 첫 울트라는 2005년 북한강 울트라 105km 코스였는데, 12시간대에 완주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울트라 안 한다'는 결심만 되씹으면서 달렸다. 100km 울트라는 9시간40분의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다.
  
▲ 필자와 인터뷰하면서 보여준 모습은 '강인한 여전사(女戰士)'가 아니라 '감성적인 문학 소녀'였다. ⓒFocusmarathon

  "가장 힘들 때는 잠이 올 때죠. 잠만 안 오면 웬만한 남자는 다 따라잡겠는데…. 졸려서 갈 지(之) 자로 뛰고 있으면 뒤에서 '김순임 씨 차옵니다!' 하고 알려주기도 해요. 긴 거리를 달리다보면 앞뒤에 아무도 없이 오랜 시간을 달리기도 합니다. 어두울 때 내 그림자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꼭 뒤에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서 자꾸만 뒤를 쳐다보기도 해요. 깜깜한 길에서 40km 정도를 한 사람도 못 만나고 혼자 달린 적도 있어요. 빨리 뛰어가서 쉬어야겠다는 생각만 하지요."
  
  1주일에 세 번은 오전에 서울 아차산을 찾는다. 두 번은 속보로 걷고, 한 번은 뛴다고 한다. 1주일에 네 번은 오후 4시 30분쯤 저녁식사를 한 후 6시쯤 한강에서 10km 조깅을 한다. 입상 경력이나 기록에 비하면 소박한 훈련량이다. 대회에서 뛰는 거리가 워낙 많으니 대회 출전이 곧 연습이 되는 셈이다. 그녀에게 10km나 하프코스는 '인터벌'이고, 풀코스는 'LSD'인 셈이다.
  
  평소에 산을 즐겨 찾는 것 말고 인터벌이나 특별한 보강운동은 하지 않는다. 윗몸일으키기와 텔레비전을 보면서 하는 아령(덤벨) 운동이 보강운동의 전부다. 하지만 워낙 상체가 잘 발달되어 출발에서부터 골인 때까지 흐트러짐 없이 똑같은 자세를 유지한다.
  
  "포기하지도, 걷지도 않는다"


▷ 윤이 나는 긴머리와 군살 없이 쭉 뻗은 다리만 보면 영락없이 20대 아가씨다
 
"제가 특별히 잘 뛰는 건 아닙니다.
울트라마라톤대회에 나가면 스타트가 굉장히 늦은 편이거든요. 단지 사람들이 지칠 때쯤에도 저는 처음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후반에 많은 주자들을 따라잡는 거지요. 북한강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때 80km 지점에서 추월한 남자는 서브3 주자였어요. 부산비치 울트라에서 저와 같이 공동 1위를 한 남자 주자는 제가 여자이고 나이도 있어서 곧 떨어질 줄 알고 달리다가 제가 끝까지 따라 따라붙으니까 할 수 없이 계속 뛰었데요. 완주 후 '이렇게 지독한 여자는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저 때문에 퍼진 남자들, 수없이 많아요."
  
  지금까지 수많은 대회를 뛰었어도 중도 포기는 한 번도 없었다. 몇몇 고수들은 기록이나 순위가 예상보다 안 좋으면 미련 없이 그만두기도 하지만, 기록과 상관없이 항상 끝까지 완주한다는 게 그녀의 철칙이다. '울트라마라톤에서는 걸어도 된다'는 의견에도 그녀는 반대한다.
  
  "울트라마라톤도 마라톤인데 뛰어야지요. 먹을 때와 쉴 때, 졸 때를 제외하고는 걸어본 적이 없습니다."
  
  먼 거리를 달리는 긴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자 한참을 혼자 웃다가 "남자들 수십 명은 죽지요. 우리 집 아저씨를 제일 먼저, 제일 많이 죽이고…. 이렇게 말한다고 혼나지 않으려나 모르겠네. 또 온갖 이유를 만들어서 이 남자, 저 남자를 죽이죠. 그렇게 죽이다보면 시간이 흘러가요. 때로는 내가 뛰는지 느낄 사이도 없이 무아지경에서 뛰는 경우도 있고요"라고 대답한다.
  
  "언제가 제일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골인할 때가 제일 좋죠. 대회에 나갈 때는 완주만 하자 생각합니다. 그런데 뛰다보면 마음이 달라져요. 또 많은 분들이 1등은 으레 제 차지라며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대회가 끝나면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남 볼까봐 못 해요"라며 웃는다. 여성 울트라마라토너 1인자로서의 부담이나 애환도 적지 않을 듯싶지만, 말할 때마다 웃음 짓는 긍정적 성격이 그 부담감을 이겨내게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독립군으로 훈련하고, 홀로 대회에 나가지만 현재 구리마라톤클럽과 굿모닝마라톤클럽에 적을 두고 있다. 매주 대회에 나가느라 함께 활동을 못 하고,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호회 카페에 들어가 보면 그녀의 달콤하고 정다운 글들이 항상 회원들을 맞이한다. 이 또한 필자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나이가 있기에 인터넷과 친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 한라산 트레일런에 참가한 그녀가 체크 포인트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모습. 마치 고장난 차를 힘차게 미는 듯하다. ⓒFocusmarathon

  굿모닝마라톤클럽과 구리마라톤클럽 게시판에는 그녀의 수많은 글이 올려져 있는데, 본인이 달리면서 느낀 감상을 적은 글에서부터 피곤한 일상을 달래는 글과 음악, 마라톤에 관한 글, 울트라마라톤에 관한 자료들, 몸에 좋은 음식 소개와 그 요리법까지 글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특히 굿모닝마라톤클럽의 게시판은 그녀가 아니면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다. 강인한 체력, 굳건한 정신력과 달리 글에서는 여린 심성과 섬세한 감성, 왕언니·왕누나로서의 자상함과 따뜻함이 엿보인다.
  
  "품위 있고, 권위 있는 마라톤 걸"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닉네임이다. 구리마라톤클럽에서 그녀는 '품마걸', 굿모닝마라톤클럽에서는 '권마걸'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다. 품마걸은 '품위 있는 마라톤 걸', 권마걸은 '권위 있는 마라톤 걸'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녀가 게시판에 올린 글 중 울트라 완주 후의 감상을 잘 나타낸 글이 있어 소개한다.
  
  '권마걸은 여러 횐∼님들의 따땃한 성원에 힘입어 책임 완수하고 왔네요. 짧은 거리든 긴 거리든 뛴다는 그 자체! 즐런이란 없다구 봅니다. 듣기 좋은 말로 힘겨움을 최대한 줄인 말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모든 게 순조롭게 이어지듯 작년에 이어 부산비치 2연패를 시작으로 올해 권마걸의 마라톤은 화려하게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많은 주자들의 당연하게 제가 첫 번째 주자로 골인하리라는 생각이, 그 자체가 완전히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또 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애정의 표시라고 생각되기도 하구요. 뛸 때의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단 한 가지! 저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최선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고, 나이 그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지요.'
  
  인터뷰를 마칠 때쯤 그녀에게 동화되어 작년 여름 60km를 뛰면서 '다시는 울트라마라톤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결심이 살짝 흔들린다. '저 나이에도 저렇게 하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봐? 아니지, 고수들을 만나서 눈만 높였다가는 가랑이 찢어지지'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흔든다. 하지만 그날 저녁, 어제까지 근육통 때문에 잘 달릴 수 없었던 다리 상태가 씻은 듯이 좋아져서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마라톤은 역시 정신력의 영역인가?

 

김정미 사진 기자
글·조성진 월간 <인테리어> 편집장.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신구대학 실내건축학과 강사. 2002년 6월 달리기 시작, 풀코스 21회(최고기록 3시간39분38초), 울트라마라톤(60km) 1회 완주.

 

제1회 무지원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김순임님/전체3위.여성1위.기록11시간42분)